한국 드라마 모범택시는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대신해 복수를 실행하는 ‘무지개 운수’라는 비밀 조직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액션 드라마다. 시즌1과 시즌2는 같은 세계관과 주요 인물을 공유하지만, 이야기의 방향성과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그리고 드라마적 완성도에서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본 글에서는 모범택시 시즌1과 시즌2의 줄거리 구조, 몰입도, 완성도를 중심으로 두 시즌의 특징과 차별점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한다.

모범택시 시즌1 줄거리와 서사적 특징
모범택시 시즌1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직관적이고 강렬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주인공 김도기는 과거 잔혹한 범죄 피해자로, 법이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현실에 분노하며 무지개 운수의 복수 대행 조직에 합류한다. 이 조직은 겉으로는 평범한 택시 회사지만, 실제로는 억울한 피해자들의 의뢰를 받아 가해자에게 응징을 가하는 비밀 집단이다.
시즌1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사회적 사건을 연상시키는 에피소드 중심 구조다. 학교 폭력, 성범죄, 불법 촬영, 노동 착취, 보이스피싱, 사이비 종교 등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과감하게 드러내며 시청자의 분노와 공감을 동시에 자극한다. 각 사건은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전개되어 빠른 몰입을 가능하게 하고, 결말에서는 통쾌한 복수로 감정적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특히 김도기의 위장 취업과 잠입 연기는 시즌1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매 에피소드마다 전혀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설정은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살리며, 주인공의 고통과 분노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다만 이러한 구조는 복수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고민보다는 ‘응징’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적 제재를 미화한다는 논란도 함께 낳았다. 그럼에도 시즌1은 명확한 권선징악과 빠른 전개로 대중성과 화제성을 모두 확보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모범택시 시즌2 줄거리 확장과 변화된 방향성
시즌2는 시즌1의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보다 복합적인 서사를 시도한다. 무지개 운수는 단순한 복수 대행 조직을 넘어, 거대한 범죄 조직과 구조적 악에 맞서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시즌2의 줄거리는 개별 사건 해결보다는 하나의 거대한 메인 빌런과 그 배후 조직을 추적하는 장기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이 과정에서 김도기 개인의 복수 서사는 다소 줄어들고, 팀 전체의 역할과 조력자들의 서사가 강화된다. 장성철 대표의 신념과 과거, 안고은의 정보 수집 능력, 최경구와 박진언의 기술적 지원 등 각 인물의 개성이 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며 ‘팀 드라마’의 성격이 강해진다. 또한 시즌2에서는 단순한 폭력적 응징보다는 범죄 조직의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전략적 복수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호불호를 동시에 낳았다. 시즌1에 비해 현실 사건을 그대로 반영한 에피소드가 줄어들며 공감도가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반면 장기 서사를 선호하는 시청자에게는 시즌2가 더 깊이 있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받아들여졌다. 즉, 시즌2는 대중적 사이다보다는 서사적 깊이를 선택한 시즌이라 볼 수 있다.
시즌1과 시즌2 몰입도 및 완성도 비교
몰입도 측면에서 두 시즌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시즌1은 한 회 또는 두 회 단위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구조 덕분에 중간 시청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 명확한 악과 선의 구분은 시청자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움직인다.
반면 시즌2는 연속성이 강해 정주행을 전제로 한 몰입 구조를 가진다. 초반 설정과 복선이 후반부에 회수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체 흐름을 이해할수록 재미가 커진다. 이는 시즌2가 드라마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반대로 초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완성도 측면에서 시즌2는 분명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즌1이 사회 고발과 감정적 분노 해소에 집중했다면, 시즌2는 복수 이후의 책임과 정의의 본질을 질문한다. 무지개 운수의 행동이 과연 옳은가, 또 다른 폭력을 낳지는 않는가에 대한 고민이 서사 곳곳에 녹아 있다.
하지만 대중적 만족도는 시즌1이 더 높게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시즌1은 명확하고 직관적인 메시지로 폭넓은 시청층을 확보했고, 시즌2는 기존 팬층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해석을 요구한다. 이 차이는 두 시즌의 성격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어느 한쪽이 더 낫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시청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모범택시 시즌1과 시즌2는 같은 이야기의 연장이지만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시즌1은 통쾌한 복수와 현실 공감을 앞세운 대중적인 범죄 드라마이며, 시즌2는 확장된 세계관과 서사적 깊이를 강조한 작품이다. 두 시즌을 모두 감상한다면 모범택시가 던지는 정의, 복수, 그리고 법의 한계에 대한 질문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